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맡겨 보면 대개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단순한 작업은 계획도 잘 세우고 절차에 따라 잘 처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추론을 이어 가며 스스로 문제를 풀고 주어진 목표를 향해 가야 하는 긴 과정의 복잡한 작업을 맡겨 보면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믿고 맡기는 느낌이 아니라 뭔가 자꾸 개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에이전트를 쓰고 나서 오히려 일이 늘어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행히 프런티어 모델의 혁신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죠. 2026년 9월 30일 등장한 Gemini 4 Argon(이하 Argon)은 새로운 에이전트 경험을 제공합니다. 관련해 이번 포스팅에서는 Argon의 등장이 갖는 의미와 주요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에이전틱 워크플로우, 이제 믿고 맡길 수 있을까?
Argon의 등장은 에이전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에이전트는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깔끔하게 잘합니다. 하네스 환경을 잘 갖춘 경우 작업 결과를 평가해 개선하는 피드백 루프까지 돌릴 수 있습니다. 뭔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원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손에 넣기까지 은근히 사람이 개입해야 할 포인트가 많습니다. 반면에 Argon은 사용자 요청의 맥락을 파악하고, 작업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해 결과물을 만들고, 더 나은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해 스스로 수정하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를 실현합니다. 이는 평가 지표만을 근거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구글이 직접 체험한 것을 토대로 하는 말입니다.
구글은 현재 Argon을 내부 업무에 깊이 쓰고 있습니다. 효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CEO는 Gemini at Work 2026 기조연설에서 최근 4주 동안 Argon과 구글의 에이전트 우선 개발 플랫폼인 Antigravity가 에이전트가 제출한 코드를 35% 넘게 늘렸고, 코드 롤백은 3분의 1 가까이 줄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구글이 직접 검증한 효과
구글이 공개한 내부 활용 사례를 분야별로 살펴볼까요. 먼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입니다. 크롬 팀은 4천만 줄 규모의 크로미움(Chromium) 코드베이스에서 약 600만 줄에 이르는 레거시 폴더로부터 웹 페이지를 처리하는 핵심 기능을 떼어 냈습니다. 수백 개 파일에 걸친 작업이었고 몇 달 걸릴 일을 몇 주 만에 마쳤습니다. 이 작업 덕분에 크롬은 페이지를 다시 불러오지 않고 탭, 사이드 패널, 플로팅 창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새로운 UI를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라우저 생명 주기와 관련한 충돌도 한 범주를 통째로 없앴습니다. ADK 팀은 Argon을 밤새 자율적으로 돌렸습니다. 지금 google/adk-python 저장소에 들어간 이 변경 사항은 긴 세션에서 인메모리 세션 준비 시간을 40% 줄이고, 콜드 임포트 속도를 21% 높였습니다.
대규모 코드 마이그레이션에서도 성과를 냈습니다. Argon 에이전트는 re2, libgav1 같은 핵심 라이브러리의 수만 줄부터 80만 줄이 넘는 Fuchsia Zircon 커널까지 C/C++ 코드를 Rust로 옮기고 있습니다. 동영상 디코더인 libgav1에서는 기존 Rust 포팅 버전의 SIMD 코드 3만 2천 라인을 교체했습니다. 프로파일 기반 실험을 여러 차례 반복하고 컴파일러 출력을 분석해 컴파일러가 자동으로 벡터화할 수 있는 안전한 Rust 코드를 만들었습니다. 구글은 핵심 시스템인 만큼 자동·수동 감사, 에뮬레이션 테스트, 리뷰를 거친 뒤에 운영 환경에 반영합니다.
AI 인프라 최적화도 Argon이 맡고 있습니다. 구글은 Argon으로 vLLM 기반 Gemma 모델 추론을 최적화해 A100 GPU에서 종단 간 추론 속도를 2.85배 높였습니다. Gemma 4 E2B의 처리량은 초당 약 3만 7,900토큰에서 10만 8천 토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생성한 토큰은 기존과 100% 일치했고 품질 저하도 없었습니다. 보통 몇 달 걸리는 작업을 며칠 만에 끝냈고 개선 사항은 vLLM 커뮤니티와 공유하여 프로직트 진행에 기여하였습니다. Argon 에이전트 팀은 구글 데이터센터 전체의 프로파일링 텔레메트리를 분석해 메모리 최적화 지점을 스스로 찾고 적용했습니다.
과학 연구 현장에서도 Argon은 연구자의 동료 역할을 합니다. 양자 컴퓨팅 연구팀은 주요 애플리케이션의 병목이 되는 서브루틴의 시공간 자원(큐비트 × 게이트)을 Argon으로 최적화했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몇 분 만에 기존에 발표한 기준보다 40% 나은 결과를 냈습니다. 아크사인(arcsin) 함수는 린(Lean)으로 형식 검증까지 마친 구현을 만들어 시공간 비용을 기존 방식의 100분의 1 아래로 줄였습니다. 구글의 머신러닝 기반 양자 오류 정정 디코더인 알파큐비트(AlphaQubit)의 내부 버전은 최적화한 단일 하드웨어 커널로 옮겨 추론 처리량을 두 배 가까이 높였습니다. 화학 분야에서는 양자화학 패키지 xTB의 분자 구조 예측 속도를 최대 2.3배, 형태 이성질체(conformer) 탐색 속도를 1.8배 높였습니다. 효소 설계에서는 Argon이 몇 시간 만에 데이터를 모으고 모델을 조정해 세린 에스테라아제 후보 가운데 새로운 설계 5개를 골라냈습니다. 실험실 검증에서도 안정적인 촉매 활성을 확인했습니다. 핵융합 연구팀은 매트 랜드레먼(Matt Landreman) 교수와 함께 그래드 추측(Grad’s conjecture)의 반례를 더 넓은 범위에서 찾아냈습니다.
구글의 내부 사례들을 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결과에 동일한 출력, 100% 토큰 일치, 형식 검증, 실험실 검증 같은 검증 기준이 붙어 있습니다. 결과를 확인할 기준이 분명하기 때문에 몇 시간씩 이어지는 긴 작업도 Argon에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이 점이 Argon이 사용자에게 주는 가장 큰 신뢰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끊길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출력 토큰
구글의 내부 사례를 보면 이렇게 복잡한 작업을 어떻게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로 처리할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답은 Argon의 주요 특징과 성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버전의 프런티어 모델이 나올 때마다 홍보 문구에서 컨텍스트 윈도우(Context Window)가 커진 것을 강조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컨텍스트 윈도우는 프롬프트, 대화 기록, 답변 등 모델이 한 번의 요청에 담을 수 있는 전체 토큰 수를 뜻합니다. Argon은 컨텍스트 윈도우가 큰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강조합니다. 모델이 한 번의 응답에서 생성할 수 있는 최대 출력 토큰(Max Output Tokens) 한도를 기존 6만 4천 토큰에서 100만 토큰으로 늘렸습니다.
프롬프트 창에서 주고받는 일상적인 채팅이나 처리 과정이 짧은 작업은 출력 한도를 크게 의식할 일이 없습니다. 복잡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는 다릅니다. 최대 출력 토큰이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몇 시간씩 이어지는 호흡이 긴 작업에서 출력 토큰이 부족하면 중간에 작업이 끊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력 한도는 결과물 품질에도 영향을 줍니다. 출력 한도가 넉넉하면 모델이 한 번의 실행 흐름 안에서 수십만 토큰을 생성하며 깊이 생각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개로 쪼갠 문제들을 무리 없이 한 번에 풀어낼 수 있습니다.
성능은 기본
성능은 따로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몇몇 수치를 볼까요. 실제 환경의 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작업을 평가하는 DeepSWE v1.1에서 77.9%를 기록했습니다. 재무, 코딩, 법무, 세무 업무의 경제적 효과를 미국 GDP 기여도로 가중해 측정하는 Vals Index에서도 선두에 올랐습니다. 다단계 재무 리서치를 평가하는 Vals Finance Agent v2와 법률 리서치·문서 작성을 평가하는 Harvey Legal Agent Benchmark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재피어(Zapier)가 핵심 비즈니스 기능의 종단 간 실행을 측정하는 AutomationBench에서는 51.3%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시각 정보를 함께 다루는 업무에도 강합니다. Argon은 전문적인 차트를 분석하고, 긴 동영상에서 세부 내용을 찾아내고, 여러 문서를 읽은 뒤 행동으로 이어 갑니다. 긴 동영상 이해 능력을 측정하는 LVBench에서 91.7%를 기록했습니다.
보안 방어 능력은 Argon을 다른 모델과 구분하는 또 하나의 기준입니다. 구글은 Argon이 중요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스스로 찾고, 검증하고, 패치하도록 훈련했습니다. 보안 취약점 수정 능력을 평가하는 CWE-bench v1에서 68%로 공동 1위를 기록했습니다. 소스 코드 없이 실제 웹 시스템을 분석하는 위즈(Wiz)의 블랙박스 침투 테스트 벤치마크에서는 공격 표면 탐색, 취약점 식별, 개념 증명 작성 모두에서 이전 보안 특화 모델인 3.8 Flash Cyber를 앞섰습니다. 위즈는 공공 핵심 인프라를 무료로 보호하는 스캔 포 굿(Scan for Good) 프로그램에 Argon을 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병원이 쓰는 헬스케어 소프트웨어에서 민감한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심각한 취약점을 찾았습니다. 참고로 이는 이전 프런티어 모델들이 놓친 취약점이었습니다.
한편, 구글은 Argon의 성능이 높은 만큼 안전장치도 강화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자면 먼저 사이버 공격과 화학·생물·방사능·핵(CBRN) 공격에 악용하려는 요청은 거절하면서 정당한 이중 용도 연구는 지원합니다. 모델의 내부 활성화를 모니터링해 오용 시도도 감지합니다. 간접 프롬프트 인젝션에 가장 강한 모델을 목표로 자동화한 레드팀 공격과 적대적 훈련도 거쳤습니다.
이 밖에도 모델이 사용자의 의도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작업을 처리하지 않도록 추론 과정과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실행을 멈춥니다. 고위험 훈련과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샌드박스 환경을 격리하고 봉인합니다. 구글이 Argon을 처음에는 신뢰할 수 있는 보안 방어 조직에만 제공하고, 10월 13일부터 Gemini API 유료 고객과 Google AI Ultra 구독자, Antigravity 사용자로 단계적으로 넓힌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Argon 도입, 고민은 시기만 늦출뿐…
소개한 바와 같이 Argon은 더 똑똑한 답변보다 더 긴 작업을 끝까지 해내는 능력에 무게를 둔 모델입니다. 100만 토큰 출력 한도, 장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벤치마크 성과, 보안 방어 능력을 종합해 보면 Argon이 우리의 업무 일상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사람이 단계를 쪼개 주는 방식에서 목표와 검증 기준을 맡기는 방식으로 말이죠.
Argon을 사전 평가하고 싶다면 평소 에이전틱 워크플로우 적용에 애를 먹었던 과제에 적용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문서 없는 레거시 모듈의 현대화, 되풀이하는 성능 이슈 분석, 사내 코드베이스의 취약점 점검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직접 평가해 보면 구글이 왜 그렇게 Argon에 자신감을 보이며 사내 유즈케이스를 공개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PoC 진행이나 더 많은 유즈케이스가 궁금하다면 메가존소프트 문의 포털을 통해 상담을 남겨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