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바이스 AI(On Device AI) 열풍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급되던 온디바이스 AI의 새로운 가능성에 요즘 주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호기심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에이전틱 AI(Agentic AI) 때문입니다. 특히 2026년 초 오픈클로(OpenClaw)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면서 온디바이스 AI를 다시 보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산업 현장이나 각종 장치 활용 시나리오가 넘쳐 나던 온디바이스 AI 영역에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같은 사용자 장치가 재조명을 받게 된 것이죠. 맥미니 품절 이야기가 돌 정도로 오픈클로 열풍은 뜨겁습니다. 관련해 이번 포스팅에서는 AI 에이전트 구현과 운영을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에 구축한 멀티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사용자 장치 관점에서도 바라보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상주형 AI 에이전트의 혁명
사실 사용자 장치를 대상으로 한 온디바이스 AI는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NPU를 장착한 노트북과 PC가 몇 년 전부터 온디바이스 AI 개념을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별 관심을 못받았습니다. 이유는 별것 없습니다. 사용자 장치에서 돌리는 경량 모델과 브라우저를 통해 경험한 생성형 AI 서비스의 품질과 만족감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을을 깨뜨린 결정적인 기폭제가 앞서 소개한 오픈소스 자율형 에이전트 오픈클로입니다. 오픈클로는 단순히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닙니다. 개인용 장치에서 운영체제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로 상주하며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사용자가 요청한 작업을 처리합니다. 사용자가 잠든 사이에도 수신함의 전자우편 내용을 요약하여 초안을 작성하고, 다음 날의 일정을 확인하여 미리 준비물을 챙기라고 조언하는 이 AI 에이전트는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습니다. 대신 기기 내부의 파일 시스템과 브라우저를 직접 관리하며 복잡한 업무 워크플로를 스스로 처리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모델이 스스로 코드를 작성, 저장, 실행할 수 있도록 하여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스킬을 생성하고 확장할 수 있는 오픈클로의 구조적 특징에 기인합니다. 여기에 지속적 메모리 기능도 오픈클로를 왜 진정한 디지털 비서라고 부르는지 설명하는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오픈클로는 사용자와 대화한 내용을 단순한 로그 기록이 아닌 중요한 문맥으로 저장합니다. 이를 통해 수 주일이 지난 뒤에도 과거의 대화를 기억하고 현재 작업에 반영합니다.
이런 차별성에 시장도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의료 기록을 다루는 병원, 판결문을 분석하는 법률 사무소,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사처럼 보안 규정이 엄격한 산업군에서 앞으로 오픈클로 방식에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실제 시장에서 반응하려면 보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합니다.
자율성 이면에 숨은 위험
오픈클로가 가져온 자율성은 놀랍지만 그만큼 사용자 장치에서 동작하는 AI 에이전트의 보안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개인 데이터에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운영체제의 권한을 직접 가질 경우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웹 서핑을 하던 중 악성 명령이 숨겨진 웹 페이지나 이메일을 읽으면, 이를 정당한 명령으로 오해하여 시스템 전체를 장악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AI 보안 전문가들은 이를 간접 프롬프트 주입 공격이라 부르며 강력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짜 위험한 시나리오는 가짜 명령이 AI 에이전트의 장기 메모리에 오염된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용자가 결제 권한을 승인하거나 중요 파일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특정 순간에 미리 숨겨진 명령이 실행되는 논리 폭탄(Logic Bomb)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에이전트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기술 패키지를 무분별하게 설치할 경우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경로로 기업 비밀이 유출되는 공급망 공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사용자 장치에 직접 AI 에이전트를 배포하고자 할 때 기술적 편리함보다 엄격한 보안 체계를 먼저 구축해야 합니다. 자율성이 높은 AI 에이전트는 반드시 실제 시스템과 격리된 가상 환경이나 샌드박스에서 구동하여 위협이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또한, 이메일 전송, 금융 결제, 중요 데이터 삭제 같은 고위험 작업에 대해서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게 내버려 두지 말고 반드시 사용자가 최종 승인하는 의사결정 단계를 설계에 포함해야 합니다.
클라우드 + 온디바이스 AI 하이브리드 전략
살펴본 바와 같이 오픈클로가 보여준 사용자 장치를 대상으로 한 온디바이스 AI의 가능성은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적절한 제어와 통제 그리고 거버넌스가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엔터프라이즈에서 수용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전략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존 에이전틱 AI 전략을 온디바이스 AI까지 확장해야 할까요? 하이브리드 방식에서 답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먼저 AI 에이전트가 수행할 업무를 세밀하게 등급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속도가 생명인 작업입니다. 화면 제어, 문장 자동완성, 혹은 민감한 생체 정보나 개인 일정이 담긴 요약 업무는 사용자 장치의 내부 모델이 즉시 처리하도록 합니다. 수십 권의 복잡한 보고서를 대조하거나 정교한 고화질 영상, 혹은 멀티모달 생성이 필요한 작업은 클라우드 환경의 강력한 자원을 활용합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구조는 구글의 파이어베이스 AI 로직(Firebase AI Logic)이나 크롬 빌트인 AI(Chrome Built-in AI) 같은 최신 개발 도구를 통해 구현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파이어베이스 AI 로직은 개발자가 기기 내부 모델을 우선 사용하도록 설정하되 로컬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요청이 들어오거나 기기 자원이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클라우드 모델로 전환하는 자동 전환 기능을 공식적으로 지원합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도구는 원격 구성 기술입니다. 사용자 장치에 배포된 AI 모델은 한 번 탑재되면 업데이트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갖춘 환경에서는 서버에서 모델의 작동 정책이나 매개변수를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부터 특정 요약 기능은 로컬 모델을 70%, 클라우드 모델을 30% 비율로 섞어서 처리하라는 명령을 앱 업데이트 없이도 원격으로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하이브리드 전략은 에이전틱 AI 서비스의 수익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합니다. 모든 추론을 클라우드에 의존할 경우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버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산 부하를 사용자의 기기로 분산시킵니다. 이는 기업이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인프라 유지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전략은 모델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기기 내부 모델이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클라우드로 넘긴 실패 사례나 어려운 작업들은 서버에 기록됩니다. 개발자는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로컬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훈련하고, 다시 개선된 모델을 기기에 배포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사용자 장치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는 넓어지고 서버 의존도는 낮아지는 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때
온디바이스 AI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에이전틱 AI 전략 로드맵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이제 모델에 집착하기보다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방대한 지능과 사용자 장치가 제공하는 진정한 디지털 비서의 기능을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엮어내는 가! 바로 이 역량이 미래 조직의 에이전틱 AI 경쟁력의 승패를 가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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