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3.0 시대에 LLM이 새로운 운영체제(OS)로 부상하고 있다는 말 들어 보신적 있나요? 요즘 심심찮게 관련 글이 보이는 것을 보니 머지않아 진짜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 곧 OS인 시대가 올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멀티 에이전트 구현과 운영에 대해 좀 알아보려 합니다.
멀티 에이전트란?
‘AI 에이전트(AI Agent)’란 사용자를 대신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의미합니다. 이런 AI 에이전트가 여럿이 협업을 하는 것이 곧 멀티 에이전트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에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팀처럼 함께 작업합니다. 각 AI 에이전트는 각자의 역할과 전문성을 가지고 협력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러한 멀티 에이전트 패러다임은 Andrej Karpathy가 제시한 소프트웨어 3.0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1.0 시대에는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했고, 2.0 시대에는 신경망 모델을 훈련시켰다면, 3.0 시대에는 자연어 프롬프트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Karpathy는 LLM을 새로운 OS에 비유하며 “LLM은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이며, 우리는 이를 자연어로 프로그래밍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개발자가 일련의 목표와 맥락을 제시하면 에이전트가 ‘어떻게’ 해결할지는 스스로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 필요한가?
단일 AI 에이전트로도 간단한 자동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복잡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실제로 하나의 AI 에이전트에 너무 많은 도구나 지식 영역을 억지로 부여하면 성능이 저하됩니다. 이는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역할과 정보를 한꺼번에 주면 혼란스러워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복잡하고 현실적인 문제일수록 전문화된 여러 AI 에이전트로 팀을 구성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실제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은 여러 장점을 가집니다. 먼저 현실 세계의 팀처럼 각 AI 에이전트가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자신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의 아키텍처 패턴
AI 업계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설계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아키텍처 패턴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세 가지 패턴을 소개하겠습니다. 각 패턴은 에이전트 간의 통신 방식과 통제 수준이 다르며 장단점도 뚜렷합니다.
- 슈퍼바이저 패턴(Supervisor Pattern): 마치 전통적인 회사 조직도처럼 상위 관리자 역할을 하는 ‘슈퍼바이저’ 에이전트가 여러 하위 작업자라 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들을 지휘하는 구조입니다. 사용자의 최종 목표를 슈퍼바이저 에이전트가 받아서 가장 적합한 전문성을 지닌 하위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할당하고 결과를 취합합니다. 이 패턴은 분업이 명확하고 중앙 통제가 가능하여 예측 가능한 흐름을 갖지만, 동시에 한 곳에 병목 현상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슈퍼바이저가 전체 맥락을 관리하다 보니 필요한 정보가 특정 하위 AI 에이전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습니다.
- 결정론적 흐름 패턴(Deterministic Flows): 이 패턴에서는 AI 에이전트들이 미리 정해진 순서나 흐름에 따라 차례로 실행됩니다. 조립 라인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결과가 예측 가능하고 재현성이 높습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래밍과 유사하여 멀티 에이전트를 처음 다루는 개발자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정론적 패턴은 통제와 예측 가능성이 장점이지만 자율적인 에이전트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동적 스웜 패턴(Dynamic Swarm Pattern): 스웜(swarm)은 벌이나 개미 떼처럼 모든 AI 에이전트가 서로 소통하며 자율적으로 협업하는 패턴입니다. 이 모델에는 중앙 관리자가 없으며, 각 AI 에이전트가 동등한 참여자로서 필요한 경우 다른 AI 에이전트에게 자유롭게 정보를 요청하거나 도움을 줍니다. 자율성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강점이 있지만 중심 조율자가 없어 자칫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디버깅 및 관찰 가능성 확보 방안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할 때 마주하는 또 다른 난관은 바로 디버깅과 관찰 가능성입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각자 움직이다 보면 오류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모든 의사결정과 상호작용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모니터링하는 장치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슈퍼바이저가 받은 초기 요청부터 하위 작업 분배, 각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위임한 이유까지 모든 작업과 결정의 로그를 남겨야 합니다. 또한, 분산 트레이싱(Distributed Tracing)을 도입하여 시스템 전체의 작업 흐름을 시각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OpenTelemetry와 같은 표준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면, 복잡한 상호작용을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하고 어디서 지연이 발생했는지 분석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알림 설정도 필수입니다. AI 에이전트의 오류율이나 응답 시간 같은 지표를 추적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경고를 보내도록 설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ADK나 LangChain 같은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디버깅 지원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AI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을 일관되게 모니터링하기 위해 표준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Google이 주도하는 A2A(Agent-to-Agent) 프로토콜은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로 만든 에이전트들이 공통 언어로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개방형 표준입니다. 최근 리눅스 재단에 기부되어 여러 기업과 함께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A2A Inspector 같은 오픈소스 도구를 통해 에이전트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며 디버깅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
멀티 에이전트 시대에 AI 전문가는 어떤 것에 역량을 쏟아야 할까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처럼 각 AI 에이전트가 필요로 하는 정보, 도구, 상호작용 방식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하는 실력이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실무적으로 더 자세한 가이드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메가존소프트로 문의 바랍니다.